카라마조프의 형제들 Up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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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2월 13일
- 2분 분량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Up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미우쏘프의 마차보다 훨씬 뒤떨어져서, 한 쌍의 늙은 적갈색 말이 끄는 덜컹거리고 낡아빠진 대형 짐마차를 타고 표도르 빠블로비치도 아들 이반과 함...
미우쏘프의 마차보다 훨씬 뒤떨어져서, 한 쌍의 늙은 적갈색 말이 끄는 덜컹거리고 낡아빠진 대형 짐마차를 타고 표도르 빠블로비치도 아들 이반과 함께 나타났다. 그 전날에 미리 날짜와 시간을 알려 주었는데도 드미뜨리는 그 때까지 오지 않고 있었다. 방문객 일행은 수도원 밖에 있는 여관 앞에 마차를 세워 놓고 걸어서 수도원 정문을 통과했다. 표도르를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은 지금까지 한 번도 수도원이라는 것을 구경해 본 일이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미우쏘프 같은 사람은 아마 30년 동안이나 교회에 나간 일도 없을 것이다. 그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체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리저리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수도원 경내에도 평범하기 짝이 없는 교회당과 그 밖의 건물 이 외에는 그의 관찰력을 끌 만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교회당에서 맨 나중에 나온 신도들이 모자를 벗고 성호를 그으면서 옆을 지나간다. 일반 서민들 속에는 비교적 상류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 즉 두서너 명의 귀부인과 무척 늙은 장군 한 사람이 섞여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여관에 묵고 있었다. 거지들이 어느 새 우리 방문객을 둘러쌌지만 아무도 적선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깔라노프만이 지갑에서 10 꼬뻬이까짜리 은전 한닢을 꺼냈으나, 어찌 된 셈인지 당황한 표정으로 황급히 어느 늙은 여자 거지의 손에 그것을 쥐어 주고는 “똑같이 나눠가져요.”라고 재빨리 말했다. 일행 중 아무도 여기에 대해 뭐라고 말한 사람은 없었으므로 그처럼 당황해 할 이유는 조금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아차리자 그는 더욱 더 당황해 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 실제에 있어 수도원에서는 이 일행의 도착을 마땅히 기다리고 있어야 했고, 또 다소나마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맞이했어야 옳았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중 한 사람은 바로 얼마 전에 천 루블이라는 거금을 기부했었고, 또 한 명은 가장 부유하고 교양 있는 지주로서 소송 결과 여하에 따라서는 하천의 어로권 문제와 관련하여 수도원 내의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도원에서는 공식적으로 그들을 맞아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미우쏘프는 교회당 근처의 묘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이런 성스러운 곳에 묻힐 권리를 얻기 위해서 아마 돈도 꽤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하려다가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의 악의 없는 자유주의적 풍자는 어느 새 거의 분노로 변해 가고 있었던 것이다.
[문서정보]
문서분량 : 5 Page
파일종류 : HWP 파일
자료제목 :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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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카라마조프의,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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